0. 이 글을 쓰는 이유
2023년 회고
1. 우선 내가 뭘 했더라
1-1. 회사에서는
두 번째 회사를 다니며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었다. java가 사용되는 파트는 어지간하면 다 들어갔던 것 같다.
회사 내부에 서버를 두고 on-premise형태로 운영되던 SI성 작업이 해당 회사의 Cloud로 이관을 해야 한다고 하며 1월을 시작했었고 기존 회사에서 SaaS형태로 나가던 서비스도 on-premise로 나가기 위해 docker-compose 작업도 진행되었다.
이후 3월과 4월은 SaaS환경에서의 결제 시스템에 수정 및 개발을 진행했다.
1-2. 어쩌다 퇴사
집에 해가 떠있을 때 들어가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높은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는 내 건강을 좀먹기 시작했고 많은 고민 끝에 퇴사를 했다.
1-3. 퇴사를 하고 뭘 했더라
크게 3줄 요약이 가능할 것 같다.
- 우선 건강 회복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. 몸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정말 건강 회복을 위한 운동으로 강도를 약하게 가져갔다.
- 회사 다니는 동안 나에게 부족했던 부분은 확실했지만 너무 바쁨을 핑계로 못하던 기본기 공부를 시작했다.
- 난생 처음으로 제주도를 혼자 가봤다.
1-4. 그렇게 다음 회사로
운이 좋아 현재 다니는 회사로의 이직에 성공했다.
새로운 회사에 적응을 하며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. 다행히 회사의 개발자들은 좋은 사람들이고 서버팀 사람들은 처음 들어온 내가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고 계신다. 그동안 주먹구구식 코딩, 리뷰 없는 내 코드, 어떻게든 기한에 맞춰서 나가야 하는 압박에 따른 발코딩을 해왔는데 여기서는 남들과 맞춰가기 위한 PR을 통한 코드리뷰를 시작으로 MSA라는 새로운 개념을 보게 되었고 코틀린도 시작했다. MSA, K8S, Docker-compose, Kotlin, gRPC, Message Queue등 새로운 기술들을 많이 접하면서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. 스트레스를 받지만 좋은 스트레스로 느끼고 있다.
2. 나는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더라
내가 알고 있는 기술과 사용할 수 있는 기술, 잘 적용하는 것은 완벽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
누군가에게 횡설수설하거나 제대로 설명 못하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. 그러기 때문에 더욱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.
내가 패닉에 빠지면 어떤 모습이 나타나는지도 알 수 있었다.
이 패닉 또한 자주 겪다보면 무뎌지지는 않겠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탄성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.
2-1. 나를 비우고 내 생각을 비워야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.
나는 맥시멀리스트다. 뭐든 채우는 것을 좋아한다. 당장 나에게 채울 수 있는 것들은 한계가 있었다. 하지만 놀랍게도 조금이나마 비우기 시작했더니 그 부분에는 내가 비운 것을 포함해 다른 어떤 것들을 더 채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.
물질적인 것을 제외하더라도 정신적으로 내 머릿속을 조금이라도 비운다는건 분명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.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거나 밥을 먹거나 유튜브를 보는 등의 시간에서도 갑자기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들은 아직 비우지 못한 공간에 계속해서 비집고 들어오려고 했다. 이 생각들은 곧 행동으로 이어지려고 했고 더 깊이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을 우선으로 결과를 확인하려는 현상을 보였다. 이미 가득찬 생각의 풀에서는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고 비우면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.
놀랍게도 조금이나마 비우기 시작했더니 그 부분에는 내가 비운 것을 포함해 다른 어떤 것들을 더 채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.
2-2. 게임을 좀 줄이긴 했다.
뭔가 마지막 11월,12월 게임을 거의 하지 않았더니 조금 더 머릿속이 깨끗해지기 시작했다. 물론 그렇다고 그 시간을 월등히 유의미하게 보낸 것은 아니다.
2-1. 일과 생활에 대한 분리를 하는게 맞을까
이것을 나누고 싶어 회사에서 사용하는 이름과 그 외적으로 사용하는 이름을 다르게 가져갔는데 결국 개발자의 삶 또한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.
나는 어떤 사람인가. 어떻게 살고 싶은가. 어떻게 살아왔는가. 이 3가지 질문은 항상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.
대외적으로 비춰지는 나와 성찰을 통해 알아가는 나는 얼마나 겹쳐지는지도 모르겠다.
2-2. 책은 항상 옳을까
책은 누군가의 생각을 알게 해 주거나 과거의 역사, 진실 등을 알게 해 준다. 하지만 진실을 제외한 누군가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건 위험한 것 같다. 이 모든 생각들은 2차 필터와 비판을 통해 정말 이게 맞는 것들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. 물론 어느 정도 맞는 생각들이기에,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기에 책까지 결과물이 나온 것들이겠지만 그래도 거름 없는 수용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.
3. 내가 올해 하려고 한 것들은 지킬 수 있었는가
작년 회고에서 나는 이렇게 적어두었었다.
흠.. 1.5개 정도 지킨 것 같다.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으니 0.5개, 공부를 해왔으니 1개로 계산해서 1.5개로 생각한다. 저놈의 책과 강의는 솔직히 말하면 그림(다이어그램 포함)을 그리는 것이 가장 귀찮아서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. 요새 GPT, DALL-E 등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이 나와도 이 그림 그리는걸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.
4. 그래서 나는 무엇이 부족했고 올해에는 뭘 할건가
나에게 실무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이론을 얕고 넓게 아는 것과 실제 실무는 확실히 달랐다. 얕은 지식에서는 바로 해결이 어려웠던 케이스가 다양하게 발생했다.
80% 이상 핑계이겠지만 지금까지 누군가 내 코드를 봐주지 않은 탓에 변수명, 함수명, 아키텍처 작성에서 그동안 얼마나 투박하고 서툴게 작성을 해오고 있는지 느끼고 있다.
올해 목표로는 크게 3가지를 생각하고 있다.
정신적인 건강, 육체적인 건강, 비우는 삶
5. 개발자로서의 삶이 아닌 그 외적의 삶은?
방황의 시기를 거친 것 같다. 이렇게 퇴사를 해본게 처음인지라 이 시기에 얻은 생각들은 내 개발 외적인 삶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.
우선 개발을 제외하더라도 얕게 이것저것 하기 좋아하는 성격에서 조금 더 그 두께를 올리도록 노력하고 싶었고 조금은 이룬 것 같고 더 노력을 해야한다.
내가 커피를 내가 생각하던 그 이상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쪽으로도 지식을 더 쌓고 무언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다.
6. 블로그는?
더 양질의 글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. 초기 10명, 5명 들어오던 블로그에서 기술적인 내용으로만 월간 방문 2400명까지 올린 거면 그래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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